순식간에 뒤집힌 예인선, 홋줄이 원인 되나
9월 2일 오후 1시 29분쯤 부산 오륙도 동쪽 약 9km 해상에서 286t급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가 전복되었습니다. 당시 이 배는 기관 고장으로 멈춰선 6만6천t급 컨테이너선을 예인하던 중이었는데요.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배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던 순간 순식간에 왼쪽으로 기울어져 뒤집히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해경은 방향 전환 과정에서 홋줄, 즉 예인줄의 장력이 급격히 변하거나 줄에 걸려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과의 충돌 흔적은 없었고, 예인선 자체의 엔진 출력 등에도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예인줄 하나가 대형 참사를 불렀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원들의 안전 확보 장비와 작업 절차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심 87m와 강풍이 막아선 실종자 수색
사고로 승선원 8명 중 인도네시아인 1명만이 컨테이너선 사다리를 통해 구조됐고, 한국인 1명은 발견 뒤 사망했습니다. 나머지 한국인 5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총 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인데요. 사고 선박은 2시간 만에 수심 87m 지점으로 완전히 가라앉았고, 강한 조류 때문에 사고 지점에서 북동쪽으로 3.7km나 밀려났습니다.
해경과 해군은 함선 24척과 항공기 7대를 투입해 수색 구역을 가로 66km, 세로 40km까지 넓혔습니다. 조명탄 270발을 쏘며 밤샘 수색을 이어갔지만, 부산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와 강풍으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일부 소형 선박은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습니다. 수중 시야가 30cm에 불과한 데다 잠수사가 접근할 수 없는 깊이라, 무인잠수정을 투입했음에도 선체 내부 확인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처법 적용 검토...안전관리 체계도 들여다봐
해경이 사고 당시의 직접적인 원인을 파헤치는 사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다른 각도에서 선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경영 책임자가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운영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이는 사고 순간의 과실뿐 아니라 위험 요인 파악, 안전 인력 구성, 절차 이행 여부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선사 측은 예인 작업이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유가족들은 CCTV 영상을 보며 순식간에 일어난 전복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해경은 AIS와 VDR, CCTV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며, 선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풍이 잦아들기 전까지 실종자 수색은 계속될 예정이지만, 악천후와 깊은 수심이 구조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