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국빈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시티를 찾아 16년 만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2026-2030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는데요. 광물·AI·국방·우주·문화 등 모두 17건의 협력문건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순방은 미국 일정과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후 월가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투자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과는 조선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후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인 멕시코에서 협력 확대에 나선 겁니다.
원유부터 AI·방산까지
회담의 핵심은 공급망입니다. 양국은 원유와 핵심 자원 공급 협력을 위한 대화 채널을 출범시키고 1억 달러 규모 전대금융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도 마무리돼 서명과 비준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첨단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습니다. 양국은 AI 협력 선언을 채택하고 멕시코를 APEC AI 이니셔티브의 중남미 거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항공우주 협력 MOU와 11월 '한-멕시코 우주의 날' 행사도 추진됩니다. 방산에서는 국방협력 MOU를 맺고 FA-50 경공격기 등 멕시코 군 현대화 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문화 분야에서는 K-컬처 시설 구축과 콘텐츠 공동 제작을 위한 실무그룹이 올해 안에 꾸려집니다. 해외 파견 노동자의 이중 연금 부담을 줄이는 사회보장협정 체결도 추진됩니다.
CEPA 재개와 남은 과제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약 20년간 멈춰 있던 한-멕시코 경제협정, 이른바 CEPA 협상 재개를 제안했습니다. 관세 철폐와 서비스·투자 자유화를 담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FTA와 같은 성격입니다.
배경에는 멕시코의 관세 인상이 있습니다. 멕시코는 올해 한국 등 무역협정 미체결국산 1,400여 개 품목에 5~50%의 관세를 매겼습니다. 일본과 EU 기업들은 협정 혜택을 받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원가 부담이 커졌고, USMCA 재검토로 원산지 기준까지 강화되면서 제도적 안전판이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다만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멕시코 자동차·철강 업계는 시장 개방을 경계하고, 한국은 돼지고기와 아보카도 등 농산물 수입 증가에 따른 농가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민감 품목의 개방 속도와 범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20년 정체를 끊어낼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