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배로 뛴 주식거래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직원들의 주식 거래 규모가 1년 만에 5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안정국 직원들의 금융투자상품 순거래액은 2억 7,42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0만 원에 비해 52.7배 늘었습니다. 거래 건수도 68건에서 224건으로 3.3배 증가했고, 건당 거래 규모 역시 함께 커졌습니다.
금융시장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순거래액은 910만 원에서 2억 1,950만 원으로 24배 늘었고, 거래 건수는 19건에서 5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통화정책국은 5,41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96% 줄어 대조를 이뤘고, 조사국은 0원에서 59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레버리지 ETF 경고는 어디로
논란의 중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6월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 상품이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외 자금 유입을 확대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상품 출시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 손실이 확대됐습니다.
신현송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도입을 막았어야 했다는 취지로 반성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시장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할 부서가 오히려 상품을 긍정 평가했다는 점이 도마에 오른 겁니다.
남은 건 이해충돌 관리
사실 이번 수치는 금융감독원 정보에 접근 권한이 있는 직원들이 신고한 내역만 집계한 것입니다. 금융안정국 전체 64명의 거래 현황이 아니고, 거래 종목과 신고 인원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거래 증가 자체가 내부 규정 위반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점이 겹친다는 점은 짚어볼 대목입니다. 금융시장 위험을 판단하는 부서의 거래가 급증한 시기와 레버리지 ETF 경고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핵심 쟁점은 금융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들의 이해충돌을 얼마나 엄격하게 관리했는지에 맞춰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