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불거진 동해 가스전 사업 논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업 자체를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며 맞섰습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사업 자체는 실패가 아니라고 선을 긋되, 추진 과정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복잡한 사업의 현황을 드러냈습니다.
'대국민 사기극' vs '자원 개발의 특성'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던 시점에 발표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정치적 이벤트였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이 사업이 '실패한 국정 1호 브리핑'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사업 발표 후 주가 급등락으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을 비상계엄 사유로 언급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자원 개발 사업의 특성상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이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 시추 실패를 '대국민 사기'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며, 동해 가스전과 같은 탐사 사업은 본질적으로 높은 위험성을 수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번의 실패로 전체 사업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산업장관, '추진 과정은 아쉽다' 인정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실패'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자원 개발 역사는 본래 실패의 연속적인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이 장관의 설명입니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절차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는 분명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장관은 공개 가능한 자료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던 점, 그리고 1인 기업 성격의 자문사인 엑트지오(Act-Geo)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투명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삭감을 계엄령 발동 사유로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 계엄의 사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민간 투자 유치로 사업 재추진 모색
현 정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적인 국고 예산 투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KNOC)가 주도하는 자체 개발 노력과 해외 자본 유치 시도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기보다는 민간의 투자와 역량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동해 심해 가스전 2차 탐사시추 사업의 파트너를 찾기 위한 국제 입찰을 마감했습니다. 이 입찰에는 복수의 해외 석유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유공사는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후 세부적인 협상에 착수하여 사업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딜 계획입니다. 동해 가스전 사업의 향후 추진 동력은 결국 성공적인 민간 투자 유치 여부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