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조 원 미래대응기금 도마 위…여유자금·성과관리·지방분권 논란 동시에

경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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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0일 오후 6:36

발행: 2026년 9월 10일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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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162조 원)을 둘러싸고 재정 효율성과 지방분권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습니다. 실제 사업비는 45조 원에 불과한데 여유자금은 104조 원에 달하며, 국가채무 106조 원 증가의 주원인으로 지적됩니다. 140개 사업 전체가 성과관리 비대상이고, 지방 배분 최소화로 자치권 침해 우려까지 나오자 지방분권 개헌론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162조 원 미래기금 놓고 재정 효율성·지방분권 동시 논란

정부가 내년에 신설할 계획인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여러 측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금 규모 자체도 어마하지만, 실제 사업비보다 여유자금이 더 많다는 점과 성과관리 체계가 전무하다는 지적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지방정부의 재정 자주권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져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재원 조달 방식부터 살펴보면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조 1,000억 원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는 1413조 8,000억 원에서 1519조 8,000억 원으로 106조 원이나 급증할 전망입니다. 이 채무 급증의 주된 원인이 바로 미래대응기금 적립금이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쉽게 말해 세수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빚을 내어 여유자금을 쌓아두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재 기금 중 실제 사업비는 45조 4,00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104조 4,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될 예정입니다.

성과관리 없는 140개 사업, 실효성 논란

기금의 실효성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기획예산처 성과계획서를 살펴보면 140개 세부 사업 전체가 성과관리 비대상으로 분류되어 있는데요. 타 부처가 수행하는 사업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62조 원에 달하는 거대 기금의 성과 책임 주체가 비어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이 내년 사업지출 45조 4,000억 원을 직접 분석한 결과도 눈에 띕니다. R&D와 인프라 등 실제 자본 및 인적자본 투자는 19조 원으로 약 42%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상당 부분은 경상이전, 현금, 바우처 및 지방 일반재원 지원 등으로 흘러갔는데요. 특히 61개 사업, 약 18조 3,000억 원은 기존 일반회계나 다른 기금 사업을 단순히 옮긴 것으로 추정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든다기보다 기존 사업의 재원만 바꾼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회의 통제권 약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가 기금 주요항목 지출액을 30% 범위 내에서 국회 재심의 없이 변경할 수 있는 구조는, 사실상 상시적인 추가경정예산 편성권을 부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입니다. 황상현 상명대 교수는 지출계획 변경 한도를 20% 이내로 낮추고, 일반회계로 자금을 옮길 때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방정부 자치권 침해 논란까지

미래대응기금은 지방정부의 입장에서도 골치 아픈 존재입니다. 추가 세수분의 지방 배분을 최소화하면서 지방 재정 자주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등 18개 시민단체는 해당 기금이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며 재원 마련 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과거 제안했던 지방분권형 개헌론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자치입법권, 자치계획권, 지방세 신설권을 확보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등한 관계에서 정책을 협의할 수 있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헌법에 명시하자는 내용입니다. 과거 개헌안에 포함됐던 대통령 불소추 특권 관련 조항은 정치적 부담으로 제외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해당 조항만 빼면 지방분권과 정치 체제 개편 내용은 여전히 유효하며 추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향후 세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수를 미리 적립한다는 명분과 달리, 채무를 늘리며 여유자금을 쌓고, 성과관리와 지방분권 논란까지 겹치다 보니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