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과열과 인프라 병목 현상
국제결제은행(BIS)이 인공지능(AI) 투자 거품이 붕괴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연쇄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I 산업의 불투명한 자금 조달 구조와 과도한 투자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챗봇과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추론 작업이 폭증하면서 연산 능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구글이 메타의 AI 모델 사용 용량 요청을 거절하며 인프라 한계가 드러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조차 단기적인 연산 부족으로 클라우드 매출 확대 기회를 놓쳤음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닷컴 버블을 닮은 꼴
BIS는 현재의 AI 투자 열풍을 1830년대 운하 건설 붐이나 1990년대 닷컴 버블에 비유했습니다. 진정한 기술 혁신이 있었음에도 상업적 수익을 초과하는 과도한 자본이 유입되었다는 공통점을 지적한 겁니다. 특히 5대 하이퍼스케일러가 2025년부터 2026년 말까지 1조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신용시장에서 수천억 달러를 조달하며 고평가된 IPO와 채권 발행에 나서는 모습은 버블 진입 신호로 해석됩니다. 스페이스X가 860억 달러 규모 IPO를 마친 후 25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지분 투자와 장기 구매 약정이 얽힌 순환 금융 구조와 대규모 채권 발행은 수익률 악화 시 자금이 급격히 회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으로 번질 파장
AI 거품이 꺼지면 설비투자 붐이 장기적인 투자 침체로 전환될 위험이 큽니다. 가계의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어서, AI 관련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그 여파가 가계 소득과 소비로 빠르게 번질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인플레이션을 재발시킬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미국의 물가 지표 상승세와 유로존의 목표치 상회 예상 등은 글로벌 경제 회복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BIS의 경고처럼 거대 자본의 행보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