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정을 뒤흔든 송미령 증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발언을 증언했습니다. 송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는데요. 이 발언은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재판정이 술렁이기도 했습니다.
송 장관은 당일 울산 행사 참석 후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한덕수 전 총리로부터 국무회의 참석을 독촉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도착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상황을 물었을 때 비로소 '계엄'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영문을 모르고 그 자리에 갔다"는 송 장관의 진술은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국무회의인가, 통보 자리인가
송미령 장관은 이 자리가 정상적인 국무회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그는 "머릿수 채우기 위해서 불려가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나오게 됐다"며, 자신이 불려 간 이유를 분명히 했습니다. 더욱이 송 장관은 "계엄 상황인 줄 알면 당연히 안 갔어야 한다"고 후회감을 드러내며 울먹이기도 했는데요.
당시 회의는 고작 5분 정도만 진행됐고, 대통령이 잠시 나타나 계엄 선포를 통보하고 떠나는 형태였습니다. 송 장관의 증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후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와 "마실 걸 갖고 와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상적인 국무회의 절차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증언 속에 드러난 당시 정황
송 장관의 증언은 계엄 선포 과정의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이 국무위원들에게 계엄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서명을 권유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한 전 총리에게 계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적은 있지만, 윤 전 대통령 앞에서 명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힌 국무위원은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별것 아니다' 발언이 '경고성 계엄' 주장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질문했지만, 송 장관은 일회성 발언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이 '경고성 계엄'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지 물었으나, 송 장관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증언의 파장과 향후 전망
송미령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농림장관으로 발탁되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그의 증언은 계엄 선포의 적법성 논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직 장관이 내란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구체적인 증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편 이번 재판에서는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이 계엄 직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도 재차 증언됐습니다. 당시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이상민 전 장관에게 단전·단수 관련 지시를 받았으며, 이는 언론 통제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번 증언들은 계엄 선포 과정의 투명성과 민주적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촉발시킬 전망입니다. 특히 송 장관의 '머릿수 채우기' 발언은 당시 회의의 실질적 성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엄 당시 참석자들의 추가 증언과 함께 사건의 전모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