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에서 정상으로, 두 사람의 공감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7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026년을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11년 만의 한국 대통령 브라질 국빈방문 사절로, 취임 후 룰라 대통령과 다섯 번째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의 특별한 접점은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했던 '소년공'이라는 경험이다. 이 대통령은 "공장 사고로 왼손에 장애를 갖게 됐지만,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고 털어놓았고, 룰라 대통령도 교육과 노동, 민주주의가 한 개인과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함께 드러냈다.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확대 회담 끝에 두 정상은 극단주의를 극복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와 존중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7건의 MOU로 넓히는 전략적 협력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우주, 산업기술, 에너지, 교육, 체육, 영화, 사이버 보안 등 총 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우주 협력이다. 적도 인근 알칸타라 우주센터의 발사장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해 이노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의 행정 비용과 발사 대기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AI, 반도체, 배터리 등 7개 첨단 전략산업의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2위권 희토류 매장량을 자랑하는 브라질과의 공급망 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방산 분야에서도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 출범과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교환 협정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수송기를 직접 시찰하며 한국 부품이 탑재된 절충교역 방식의 협력을 확인했고, 민항기 공동 제작 제안에도 브라질 측이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메르코수르 FTA 5년 만에 다시 움직인다
정상회담의 또 다른 축은 2021년 6월 이후 5년 반 동안 멈춰 있던 한국-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실무협상의 재개다. 이 대통령은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남미 무역협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시급성을 강조했고, 양국은 브라질 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실무 협상 단장으로 지정해 협상 채널을 빠르게 복구하기로 했다. 타결이 성사되면 한국은 자동차, 철강, 전자제품 등의 관세 장벽을 낮춰 인구 3억 규모의 남미 공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메르코수르 측은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농축산물 개방을 둘러싼 국내 업계의 반발과 회원국 간 이해관계 조율이 향후 타결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