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일정부터 삐걱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개최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통상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열렸는데, 올해는 12월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국은 예년처럼 11월 중순 개최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14일까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일정 지연의 배경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이른바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가 자리합니다. 정부는 올해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환 목표 연도를 도출해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조건 충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조건과 정치 사이
쟁점은 2015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한국 정부는 2028년을 사실상 목표 연도로 보고 추진 중이지만, 미국은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핵 대응 능력 등 제시된 조건의 완전한 충족이 먼저라는 겁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CSIS 대담에서 조건부 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45·46·47차 한미 군사위원회와 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을 근거로 들면서,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은 채 이행하면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는데요.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가 일관되게 내놓는 메시지입니다.
그는 한반도 배치가 추진되는 미 다영역특임부대(MDTF)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다층 감지 체계를 구축해 중국과 러시아까지 감시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인데, 한국이 아시아 중심에 놓인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12월이 분수령
양국은 이달 26~30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서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신철 국방장관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의 대면을 조율 중인데, 정식 회담이든 짧은 회동이든 두 장관이 나란히 참석하면 만남 자체는 이뤄질 전망입니다.
강 장관은 양국 관점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수치 중심의 과학적 평가를 정치적 합의라는 예술의 영역으로 전환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계획된 공동평가는 모두 마쳤고, 남은 이견은 12월 SCM 전까지 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관건은 12월 SCM에서 FOC 검증을 마무리하느냐입니다. 검증이 승인되면 2028년을 목표 연도로 건의할 수 있지만, 보류되면 일정이 1년 가까이 밀려 현 정부 임기 내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로드맵을 고려하면 2028년 말에서 2029년 1분기가 현실적인 수렴 지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