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의 제동을 뚓고 다시 출발한 법안
프랑스 헌법위원회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4일, 마크롱 대통령은 엄격한 기술적 검토를 거친 개정안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공식 통지했는데요. 이는 지난 8월 중순 헌법위원회가 표현 및 의사소통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안을 기각한 지 한 달 만에 나온 후속 조치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정책을 임기 종료 전인 내년 5월까지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회원국 법률이 EU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입니다.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 사이의 갈등
최초 법안이 위헌 결정을 받은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을 전면 금지하고 기존 계정도 유예 기간 뒤 폐쇄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위원회는 모든 플랫폼에 일률적으로 접근을 막는 방식이 기본권을 비례적이지 않게 제한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위원회가 문제 삼은 건 '일률적인 금지' 방식 자체였습니다. 플랫폼별 특성이나 실제 위험도를 구분하지 않았고, 부모가 자녀의 성숙도에 따라 접근을 허용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없었습니다. 또한 모든 이용자에게 연령 확인을 요구하면 성인의 사생활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번에 재추진되는 법안은 이런 지적을 반영해 보완되었습니다. 플랫폼별 위험도를 세분화하고 부모 동의 절차를 도입하며, 개인정보 보호가 확보된 연령 확인 방식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국가를 넘어 유럽 전체로 확대되나
프랑스가 국가 차원을 넘어 EU 집행위원회에 법안을 통지한 건 단순한 입법 절차가 아닙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 회원국 전체에 유사한 기준을 적용하는 공통 규제 마련을 원하고 있는데요. 이는 소셜 미디어가 아동의 정신 건강과 심리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 시대에 국가가 청소년을 온라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와 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이번 법안이 EU 차원에서 어떤 논의를 낳을지, 그리고 수정된 내용이 헌법적 심사를 통과할지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유럽 전체의 디지털 규제 방향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