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드레스와 검은 인민복…미중 정상회담 뒤 '의상 외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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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수정 · 2026년 9월 27일 오후 8:48

발행: 2026년 9월 27일 오후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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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에서 펑리위안 여사의 붉은 드레스와 시진핑 주석의 인민복이 화제가 됐습니다. 의상 외교가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실질적 이견을 가린 보여주기라는 지적이 엇갈립니다. 무역 갈등 일부 완화 외에는 대만, 희토류 등 핵심 쟁점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습니다.

옷으로 읽는 미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건 회담 내용이 아니라 옷이었습니다. 시진핑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국빈 만찬에서 붉은색 드레스를, 트럼프 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모란 문양이 새겨진 검은 바지와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요. 두 사람의 복장이 나란히 회자되면서 '의상 외교'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펑 여사는 방미 기간 내내 전통 색채를 살린 옷을 골랐습니다. 도착 때는 회색 드레스를, 박물관 방문 때는 남색 치파오를, 만찬에서는 붉은 드레스를 입었죠. 멜라니아 여사는 대통령 부인으로는 드물게 바지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민복과 전통 의상의 메시지

더 눈에 띈 건 남성 지도자들의 복장이었습니다. 시 주석과 차이치, 왕이 등 중국 대표단은 서양식 정장 대신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는데요. 칼라와 네 개 주머니, 다섯 개 단추가 특징인 이 옷은 중국 공산당의 전통과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서양식 예복이 판치는 자리에서 굳이 자국 전통 의상을 택한 겁니다.

이는 미국의 환대는 받되 체제와 정체성은 바꾸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1979년 덩샤오핑이 텍사스에서 카우보이모자를 썼던 장면과 대비되는 대목이죠.

훈훈함 뒤의 냉정한 현실

만찬에서는 등려군의 노래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원 데이 모어'가 연주됐습니다. 중국 정체성과 민주화 논란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선곡이었죠.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연출이 미중 관계에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펑 여사가 공연장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낸 점도 소프트파워로 작용했습니다.

반대로 의상 외교가 실질적 이견을 가리는 '보여주기'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역 갈등 일부 완화와 농업 분야 협의 외에 인공지능, 대만, 희토류 수출 같은 핵심 쟁점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기업인 동행이 무산돼 대규모 계약 발표도 없었죠.

결국 옷과 음악이 만든 화려한 장면 뒤에 남은 건 여전한 전략적 경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