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만에 돌아선 종부세, 비거주 1주택 공제 원상복구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핵심 중 하나였던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 방침을 29일 만에 거두기로 했습니다. 당초 실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액을 차등 적용하려 했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들의 세 부담이 급증한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정책 방향을 되돌린 겁니다.
이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기존처럼 공시가격 12억 원으로 유지됩니다. 반면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는 기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돼 실거주 혜택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부부 공동명의로 비거주 1주택을 보유한 경우도 합산 12억 원을 공제받을 수 있게 됐고, 전년 대비 세 부담 상한을 200%로 올리려던 계획 역시 철회돼 현행 150%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직장과 자녀 교육 사이에서 왜곡된 주거 현실
정부가 실거주를 우대하려 했던 취지는 주택 시장의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를 보호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거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는데요. 직장 근무, 자녀 취학, 부양 의무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세와 월세가 보편화된 국내 주거 문화 속에서 1주택을 보유한 채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것은 다주택 투기와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증세라고 비판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정부안이 완벽할 수 없다며 국회의 합당한 지적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의가 수용되는 등 정치적 파장도 함께 이어졌습니다.
양도세와 ISA 개편, 국회에서 더 손볼까
이번에 확정된 수정안은 정기국회 심사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닙니다. 민주당은 거주 여부에 따른 공제 차등 자체를 없애는 방향을 검토 중이며, 비거주 1주택자에게 불리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역시 추가 수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폐지되고 거주기간 기준으로 바뀌며, 공제 한도도 최대 10억 원으로 제한되는 방안이 그대로 담겨 있어 부담은 여전합니다.
다행히 투자자들의 반발이 컸던 ISA 개편안은 전면 철회돼 현행 제도가 유지됩니다. 납입 한도 이월과 계약 기간 무제한 연장이 가능해진 것이죠. 다만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으로 불리던 상장주식 평가 개선안은 확정안에서 빠져 향후 논의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정부가 민심의 강한 부분만 선별적으로 수용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국회에서 조세 원칙과 경제 현실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