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경쟁력의 교과서
HD현대중공업이 태국 선사 리저널 컨테이너 라인으로부터 4,353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만3,800TEU급의 이 선박들은 2028년 10월까지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될 예정인데요, 이번 수주로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총 61척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28척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조선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이번 계약은 리저널 컨테이너 라인과의 첫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선박에는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가 탑재되어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설계가 적용됩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견조한 수요에 대응하고, 압도적인 기술력과 건조 실적을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엇갈린 두 거인의 행보
조선업계 1, 2위 기업인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성적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상선 수주실적 66억 8,81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목표 63억 달러의 106%를 초과 달성한 반면, 삼성중공업은 상선 수주목표 54억 달러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전략적 차이는 수주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를 확대한 데 비해,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중심의 영업 전략을 고수했습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연도별로 최다 수주 선종을 유연하게 변경하며 대응했습니다. 반면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임기 첫해인 2023년과 2024년에도 상선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다각화된 사업 확장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D&S 2025에 참가해 3,000톤급 호위함 3종을 선보이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인도된 HDF-3200과 한국 해군 충남급 모델인 HDF-4000 등을 전시 중입니다.
한편 삼성중공업도 미국 아모지와 암모니아 파워팩의 국내 독점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육상 발전용 크래킹 모듈 양산화 협력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성장 동력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죠.
지속 가능한 성장의 조건
조선업계 관계자는 "특정 선종에 치우친 영업 및 생산은 해당 선종의 시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다양한 선종의 생산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조선업 경쟁력 유지에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수요는 2037년까지 연평균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연한 대응 능력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총 266억 달러, 123척으로 LNG운반선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역 흐름의 안정성과 신흥시장 교역의 성장, 그리고 미·중 갈등에 따른 해운사들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국내 조선사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수주 성과는 단순한 계약 체결을 넘어, 조선업계의 경쟁 구도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