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협상 '교착'…美 '선불'·'증액' 압박에 시장 '출렁'

조한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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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9월 26일 오후 4:31

발행: 2025년 9월 25일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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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 협상에서 '선불' 투자와 금액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은 외환보유액 소진과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협상 교착으로 코스피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다음 달 APEC 정상회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협상 '교착'…美 '선불'·'증액' 압박에 시장 '출렁'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통상 협상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방안을 두고 미국 측의 '선불' 요구와 '투자 금액 증액' 압박으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외환 시장의 안정과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금융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입니다.

7월 합의, 두 달 만에 '엇갈린 해석'

지난 7월,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이 투자 펀드가 주로 차관, 보증, 일부 투자 형태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협상 후반부로 갈수록 미국 측은 투자금을 '선불'로 지급하고 그 규모 또한 일본의 55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며 기존 합의 내용과 다른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美 '투자금 선불'·'증액' 압박…외교·관세 카드 동원

미국 행정부는 한미 투자 협상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를 '선불'로 요구하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정부 인사들과의 대화에서 투자 금액을 일본 수준인 5500억 달러에 가깝게 늘릴 것을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투자 형태 역시 대출보다는 '현금'으로 받기를 희망하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은 합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의 지속적인 요구 변화는 협상의 난항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10월 1일부터 의약품, 트럭, 가구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 협상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공세적인 태도는 한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환 위기' 우려 속 '안전장치' 요구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투자할 경우, 외환 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소진되어 과거 외환위기와 같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선례를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통령은 더불어 협상 타결을 위한 필수 선결 조건으로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상 타결의 필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급격한 외환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투자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협상 당시에는 투자 펀드가 대출과 보증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미국 측이 현금 투자를 요구하며 협상 내용이 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시장 '적신호'…코스피 폭락·환율 급등

한미 간의 투자 협상 난항은 국내 금융 시장에 즉각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9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10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3367.71까지 하락하는가 하면, 원달러 환율은 1413원 선까지 급등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러한 금융 시장의 '적신호'는 양국 간의 협상 타결이 시급함을 보여줍니다.

외교 무대서도 '동상이몽'…대통령 '우군 확보' 총력

이재명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미 통상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인 외교 활동을 펼쳤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직접 만나 통화 스와프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으며, 미국 내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며 우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과는 경제 규모 및 외환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3500억 달러 투자 펀드가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투자처를 지정하고 수익 배분을 결정하는 방식의 불합리성도 지적하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전망…APEC 정상회의 주목

현재 한미 투자 협상은 서면 계약이 아닌 구두 합의에 기반하고 있어, 미국 측의 추가적인 요구 변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장기적인 투자 자금 조달 수단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협상 시한에 굴복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협상 지연에 따른 부담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한미 투자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