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1호 감찰의 대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후 첫 감찰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대상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을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입니다. 감찰관실 관계자들은 지난 19일 오후 광주중수청을 찾아 임 청장의 업무용 PC 1대를 디지털 포렌식했습니다. PC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자료를 통째로 복제하는 이미징 방식이었고, 작업은 한 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임 청장은 사전에 포렌식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본청은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관련자 간 대화와 접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휴대전화 등 다른 기기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발단은 SNS 비판
출발점은 임 청장의 SNS 발언입니다. 그는 김 청장이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있던 시절 진동균 전 검사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감찰 요청을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완수사권 유지 주장, 채널A 사건과 김학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지휘 라인에 있었던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 중수청 수사관이 되면 안 된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1일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임 청장이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고, 다음 날 감찰이 착수됐습니다. 15일에는 허성환 감찰담당관이 임 청장을 찾아 비공개 면담을 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중수청법 제42조의 정치 관여 금지 조항과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여부입니다.
입막음이냐, 절차냐
임 청장은 16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김 청장이 잘못하는 게 있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쓴소리와 고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감찰 착수 당일에는 "1호 감찰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며 사명감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남겼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합니다. 김지용 청장은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수사 간부의 인사 공개 비판은 조직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김용민 의원은 포렌식의 필요성과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상용 검사의 대북 송금 수사에서는 휴대전화를 확보했는데 임 청장 사건에서는 그런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절차의 일관성도 문제 삼았습니다. 내부 비판을 억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감찰 결과 징계가 필요하면 중수청은 행안부에 의결을 요청하고, 국무총리 소속 징계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임 청장은 표현의 자유와 공직자의 권리·의무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