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직매립 금지
내년 1월 1일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됩니다. 2021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으로 확정된 이 정책은 매립지 부족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책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지자체들은 심각한 소각 시설 부족에 직면했습니다. 공공 소각장 확충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쓰레기 처리 대란이 현실화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하루 4,700톤 이상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하지만 공공 소각시설 처리 용량은 3,500톤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200톤 중 641톤은 아직도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천시도 청라소각장이 내구연한을 넘어섰지만 대체 시설 건립이 2031년까지 지연되면서 처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민간 의존도 높아지는 처리 시스템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부족한 공공 처리 용량을 민간 소각장이 메꿔야 합니다. 하지만 민간 시설 이용은 처리 비용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직매립 처리비는 톤당 11만원인 반면, 민간 소각장 위탁 비용은 17만~30만원에 달합니다. 경기도만 해도 하루 641톤의 추가 처리로 인해 연간 수백억 원의 재정 부담이 예상됩니다.
인천시의 경우 연간 7만 톤의 추가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데, 민간 위탁 시 약 6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서울 자치구들도 민간 계약을 서두르고 있지만, 비용 부담과 처리 과정의 투명성 문제가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자체별 대응 현황과 한계
각 지자체들은 자체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21개 시군에서 공공 소각시설 21곳을 추진 중이지만, 완공은 2027년부터 2030년 사이로 예상되어 당장의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광양시는 2030년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자원순환단지 조성을 추진하며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각장 건립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입니다. 인천의 경우 서구와 강화군만 신규 소각장 건립을 추진 중이고, 나머지 4개 구는 주민 반발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도 여러 자치구에서 소각장 건립 계획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면서 민간 위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대응과 향후 전망
정부는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예외 기준 마련에 나섰습니다. 재해·재난이나 소각시설 가동 중단 시 한시적으로 직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예외 조항을 최소화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되고 있습니다.
4자 협의체(환경부, 인천, 서울, 경기)는 직매립 금지로 인한 폐기물 수거 지연과 적체 상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처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인천시는 유예 없이 시행을 주장한 반면, 서울과 경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한 유예를 요구하는 등 지역 간 입장 차이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향후 과제는 공공 소각시설 확충을 위한 주민 수용성 확보와 함께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자원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