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시간 결박 끝에 숨진 11살…두 차례 탈출에도 외면된 구조 신호

네머n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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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2일 오후 10:34

발행: 2026년 8월 11일 오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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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이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이는 사망 전 두 차례나 탈출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법원의 접근금지 기각과 지자체의 미온적 대처로 다시 교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2021년부터 4차례의 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제도적 사각지대가 비극을 막지 못했으며, 사건 이후 천안시는 72시간 집중 안전 확인제 도입 등 대응 체계 전면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두 차례 탈출했지만 돌아간 '지옥'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살 A군이 고열과 탈진 증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 직전 약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더 안타까운 건, 아이가 목숨을 구걸하듯 두 차례나 탈출해 도움을 청했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2일과 3일, A군은 눈가에 멍이 든 채 편의점과 파출소를 찾아 외할머니의 폭행을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아이는 결국 다시 교회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이틀 뒤, A군은 결박된 채 의식을 잃었고 결국 구조 3시간 만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네 번의 신고와 끊긴 보호망

사실 이번 사건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A군은 2021년부터 총 네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 대상이었고, 천안시 위기가정 아동으로 관리되기도 했습니다. 지적장애로 학업 유예 상태였던 A군은 홈스쿨링을 명분으로 외부와 단절된 채 교회에서 생활해왔는데요.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교육 당국의 관리도 제대로 닿지 않았고, 교회 역시 공식 아동복지시설이 아니라 지자체의 점검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신고에도 아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건, 제도의 사각지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경찰과 지자체가 분리 조치를 논의했지만, 아이가 외할머니와 목사를 따른다는 이유나 시설 부족 등으로 계속 귀가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5년간 이어진 학대 의심 신고와 위기아동 관리에도 불구하고, 구조의 손길은 결국 A군에게 닿지 못했습니다. 이는 위험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무사안일주의가 낳은 비극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바뀌는 대응 체계와 남은 과제

사건 이후 천안시와 충청남도는 아동학대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복 신고나 귀가 거부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분리보호를 검토하고, 신고 후 24시간과 72시간 안에 두 차례 점검하는 '72시간 집중 안전 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제3자 양육 아동과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도 함께 추진되며,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 확충 방안도 거론됩니다.

당연히 제도를 보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예산은 2020년 267억 원에서 올해 587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지만, 재학대율은 오히려 10.3%에서 15.9%로 상승한 상황인데요. 중요한 건 신고를 받은 뒤 아동의 입장에서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실행력입니다. A군이 두 차례나 던진 구조 신호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습니다. 비극이 단 한 건의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의 작은 외침도 놓치지 않는 촘촘한 보호망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