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며칠 안에 중폭격기를 동원해 이란의 지하 핵시설로 지목된 곡괭이산을 직접 타격할 계획임을 이스라엘에 통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핵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든 매우 강력하게 공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1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의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습 계획을 사전에 공유한 것은 이란의 보복이 이스라엘로 향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로 풀리는데요. 실제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접경지에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의 통보 직후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벙커버스터도 닿지 않을까
곡괭이산은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 인근에 자리한 지하 약 100m 깊이의 요새화된 시설입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란이 수천 기의 원심분리기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군은 과거 B-2 스텔스 폭격기와 GBU-57 벙커버스터를 활용해 포르도와 나탄즈를 공습한 전례가 있습니다.
GBU-57 벙커버스터조차 지하 깊숙한 곡괭이산을 완전히 파괴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비핵무기로 깊은 지하 시설을 붕괴시키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고 있는데요. 환기구나 전력 시설 등 취약점을 노리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확실한 파괴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란 중심부라는 지리적 특성상 병력 진입 과정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보복의 고리가 키우는 불안
이란은 곡괭이산에 핵 활동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미국의 적대 행위에 총력으로 맞설 준비가 되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교량이나 발전소 같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중동 전역의 에너지 시설과 미국 관련 기반 시설을 보복 타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맞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서로의 인프라를 겨냥한 위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로의 인프라를 겨냥한 위협이 오가는 가운데, 중동 전역으로 긴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핵 협정을 승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한다는 명분과는 상충되는 행보여서 중동 내 핵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핵시설 타격을 넘어 중동 전체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