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전수조사, 드러난 27%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농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27%가량이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습니다. 무단 휴경이나 불법 전용, 임대차 위반 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284만 필지가 현장 심층조사 대상에 올랐는데요. 농지 관리 체계를 손보겠다는 취지 자체는 분명하지만, 그 파장을 두고 농촌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헌법의 경자유전, 지금도 유효한가
영천시의회 김상호 의원은 임시회에서 이번 조사가 농촌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헌법의 경자유전 원칙은 과거 소작농 착취를 막기 위해 도입된 장치인 만큼, 이제는 실제 경영과 활용에 초점을 둔 경자경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처분명령 의무화와 이행강제금 부과도 문제 삼았습니다. 집도 1년 안에 팔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농지를 그 기간 안에 처분하라는 요구는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고령 농민에게 직접 경작을 강요하거나 농지은행에 넘기도록 하는 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논란이 됩니다.
불법행위 신고 포상금이 연 150만원에서 1천500만원으로 오른 점 역시 농민 간 불신과 감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가 태양광 발전 수익성을 강조한 발언에 대해서도 식량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당정, 연내 특별법 제정 추진
반대로 정부와 여당은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정은 농지 특별조치법을 연내 제정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비투기성 농지는 구제하고 투기는 차단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상속이나 고령 농가의 임대차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현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속과 고령농 등에 대해서는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영천시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경북도와 도내 지자체가 함께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농지 조사의 취지와 현장의 부담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디에 둘지, 연내 입법 과정에서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