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넘긴 임시 가격표
중동전쟁 이후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가 7개월을 넘기면서 정부가 출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3월 13일 시행된 제도는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방식으로,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 기준선으로 제시됐습니다. 당초 6개월 운영을 목표로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와 국제유가 90달러 이하 안착 같은 해제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임시 가격표가 길어지면서 정책의 효율과 부작용을 함께 따져야 할 시점입니다.
안정 효과와 재정 부담
제도 시행 뒤 국내 기름값은 23주 연속 내렸고, 10월 셋째 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857.1원, 경유는 1,842.5원을 기록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보통휘발유와 고급휘발유의 상대가격 격차가 7차 이후 239.48원으로 벌어졌다며 안정 효과를 추정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보통휘발유 가격이 더 높았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대급부도 큽니다. 정유사 손실 보전 예산은 당초 4조 2,000억원에서 1조 4,497억원 늘어 총 5조 6,497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한국은행 총재와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 부담과 가격 구조 왜곡 위험을 우려하면서도 해제 시 서민 물가 상승을 경계했습니다. 안정과 부담 사이에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해야 하는 국면입니다.
단계적 출구와 선별 지원
전문가들은 일시 폐지보다 유종별로 속도를 달리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휘발유를 한 달 예고 후 완화하고, 경유는 2~3개월 유예하며, 등유는 내년 2월까지 유지하는 순서를 권고했습니다. 출구전략의 판단 기준과 검토 시점을 미리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속도 조절만큼 취약가계와 필수 운송 분야의 선별 지원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비상 상황을 전제로 단계적 출구 전략을 검토 중입니다. 국제유가가 다시 110달러선을 넘나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해제 시점과 순서를 두고 고심이 깊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