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초읽기, 시장을 움직인 신호
앤트로픽이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신청서를 내고 11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합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1조5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 조달 규모는 1000억 달러 이상입니다. 상장 소식에 나스닥과 반도체지수가 뛰었고, 코스피도 장중 4% 넘게 올랐습니다.
실적도 힘을 보탭니다.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4배 늘었고, 2분기에는 9억7400만 달러의 영업이익으로 첫 흑자를 냈습니다. 매출 대비 컴퓨팅 비용 비중은 201%에서 54.9%로 낮아졌습니다. 브로드컴과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630억 달러 장비 대여 자금 조달도 AI 인프라 우려를 덜어냈습니다.
개인 투자자 공략과 창업자 중심 경영
공모 구조에서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눈에 띕니다. 미국 개인 투자자에게 전체 물량의 15%에서 20%를 배정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JP모건이 미국 내 모집을 맡고 씨티그룹은 해외 공모를 담당합니다.
경영권 구도도 관심사입니다. 공동창업자 7인은 합산 50.1% 지분을 바탕으로 상장 뒤에도 과반 의결권을 유지할 F주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한 사람이 이끄는 구조와 달리 공동 의사결정 체제를 택했고, 공익기업으로서 신탁기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도 갖췄습니다. 다만 복수 의결권이 일반 주주 권리와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는 숙제입니다.
수익성과 위험 관리, 남은 숙제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97억4100만 달러로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습니다. 모델 성능 경쟁이 이어지는 한 연구개발비를 줄이기 어렵고, 장기 인프라 계약의 상당 부분이 수요와 무관한 고정비라는 점은 매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위험 관리 문제도 신청서에 드러납니다. 전체 335쪽 가운데 94쪽을 AI 위험에 할애했고, 모델이 강해질수록 통제와 안전장치가 우회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전장치가 불완전해도 최첨단 모델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라, 투자자들은 성장성과 책임의 균형을 지켜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