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째 이어지는 사무실 봉쇄...체육계는 숨이 막힙니다
지난 6월 5일부터 시작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가 54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개표소로 쓰인 이 경기장은 시위대에 의해 봉쇄되었는데요. 이곳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와 펜싱, 핸드볼, 산악, 우슈, 세팍타크로, 댄스스포츠, 수중핀수영 등 9개 종목 단체는 그동안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산장비와 법인 인감, 행정 자료가 모두 사무실에 갇혀 있어 기본 업무조차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9월 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을 앞둔 6개 출전 종목의 준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체육계를 가장 옥죄는 부분입니다. 창문 없는 임시 공간에서 간이 책상으로 버티는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고 합니다.
장비도 못 꺼내고 유니폼도 새로 제작해야 하는 현실
구체적인 피해는 하나같이 생활의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대한펜싱협회는 지난 홍콩 세계선수권 때 사무실에 갇힌 장비를 꺼내지 못해 선수들에게 나눠 줄 칼을 5자루에서 3자루로 줄였고, 일부는 타인의 장비를 빌려 출국해야 했습니다. 핸드볼 대표팀도 스피드건 대신 대체 장비를 급하게 마련했으며, 세팍타크로와 산악 대표팀은 태국 전지훈련 중 유니폼을 새로 제작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처럼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대학 입시와 취업에 필수적인 경기실적증명서 발급까지 중단되어 학생들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행정 지연으로 세계수중연맹에 지연금 1만 유로를 물었고, 입장권 반출 실패로 약 4천만 원의 손해를 봤는데요. 대한체육회는 현재까지의 피해액을 약 42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정확한 집계조차 사무실 진입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 체육계의 가장 큰 고통입니다.
공권력 투입보다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체육계
체육단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해결을 호소했습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필수 행정 물품과 전산장비 반출을 허가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민주시민의 참정권 보장에 공감하지만, 체육인들의 고통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참정권 표현만큼 체육회 업무 보호 권리도 중요하다며 진입 시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유동적으로 조치할 계획인데요. 체육계는 국조특위와 협의해 공권력 투입보다는 투명성이 확보된 절차를 전제로 한 평화적 논의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안에 사무실 재진입을 시도할 예정인 체육단체들은 관계기관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최소한의 업무 공간이라도 확보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