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됩니다. 단순히 가족이 돌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법입니다. 서울 중랑구는 법 시행을 약 한 달 앞둔 지난 2월 말, 관계자들을 모아 특별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가족 돌봄에서 지역 돌봄으로’의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거죠.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돌봄청년 커뮤니티 대표 등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중랑구만의 돌봄 모델을 어떻게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킬지 논의했습니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 교육이 민관 협력 체계를 내실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보건의료는 설계에서 빠졌다는 지적
하지만 모든 준비가 순조로운 것은 아닙니다. 같은 시기, 한국지역사회공중보건연구소는 정반대의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통합돌봄 체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보건의료, 특히 지역 보건소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현재의 사업 설계가 복지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건소는 법 제정 과정에서 소통 구조에서 배제되기도 했고, 예산과 인력이 어떻게 배분될지 불분명해 현장 대응 조직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건강에 대한 불안이 노인들이 시설로 가는 주요 원인인 만큼, 의료 서비스가 담보되지 않으면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성공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체계 정비와 농어촌 대응, 해결 과제로 남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급 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재설계해야 합니다.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등이 통합돌봄 내에서 어떤 기능과 책임을 질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곳은 농어촌 같은 의료취약지입니다. 지역 소멸로 의료기관과 인력이 이미 부족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가 관건입니다. 1인 체계로 운영되는 보건진료소의 인력 충원과 역할 재정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결국 기존의 공공 보건 인프라를 재활성화하고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이, 새로운 제도를 성공시키는 효율적인 길일 수 있습니다. 법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 지역사회의 협력적 준비와 보건의료 시스템의 견고한 보완이 동시에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