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축소와 공소기각 확대
7월 30일 국회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기각 사유를 늘리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올랐습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저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종결동의안을 제출하면서 31일 오후 표결을 거쳐 통과될 전망이 커졌는데요. 이번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사가 직접 수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번 법안은 이른바 검수완박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0월이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이에 맞춰 검사의 수사 관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취지입니다. 다만 법안 통과를 앞두고 여야의 대립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기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민주당은 과도한 검찰 권력을 제한하는 개혁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경찰 수사를 감시할 장치는 사라지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검사는 기록을 검토해서 경찰에 보완을 요구할 수만 있을 뿐, 직접 나서서 증거를 수집하거나 피의자를 면담할 수 없게 됩니다.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 62명이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이들은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경찰 수사를 실효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아동학대나 성범죄 같은 사회적 약자 관련 사건이라도 7대 범죄 외의 민생 범죄는 여전히 보호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겁니다. 고발인의 불송치 이의신청권을 일부 부활시켰지만, 내부고발자나 다수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여전히 허점이 남아 있습니다.
반면, 검사가 수사기관이 만든 증거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예비 판사 역할을 하면서 확증편향이 줄고 중복 수사로 인한 국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문제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미뤄버릴 경우 사건이 누락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검찰과 학계에서는 이런 허술함이 결국 피해자의 억울함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유무죄 따지기 전에 재판이 끝날 수도
이번 개정안이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는 부분은 공소기각 사유 확대입니다. 중대한 위법 수사나 검사의 재량권을 현저히 벗어난 기소가 있을 때 법원이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조항이 추가됐는데요. 민주당은 대법원 판례를 조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비공개 회의록에서는 국회의원이 직접 재판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한 내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대통령의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이 남발될 경우 유무죄를 가리는 실체적 심판은 뒤로 미뤄지고, 절차적 하자만 따지다 끝나는 형식재판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피해자는 범죄를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구제받기 어려워지고, 피고인은 명확한 무죄 판결 대신 사회적 낙인만 남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법무부와 대검찰청조차 법적 안정성 저해와 재판 지연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처럼 개정안은 민주당이 검찰 개혁의 보람을 누릴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당내 상황상 낮게 점쳐지고 있어, 법안이 통과된 뒤에도 수사 체계의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