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참전용사 추방 논란, 미 하원 청문회서 이민 정책의 딜레마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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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2일 오후 3:37

발행: 2025년 12월 12일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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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퇴역 미군 박세준 씨의 추방 사례가 미 하원 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다. 파나마 전투에서 총상을 입고 훈장까지 받은 그가 PTSD와 과거 약물 범죄로 추방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가의 빚을 갚아야 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은 법 집행 원칙을 고수하며 대립각을 세웠고, 이 논쟁은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의 인간적 비용과 참전용사에 대한 국가의 의무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불러왔다.

정권을 뒤흔든 청년들의 분노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하원의원이 태블릿 화면을 들어 보였습니다. 화면 속 인물은 한국계 퇴역 미군 박세준 씨였습니다. 민주당 세스 매거자이너(또는 매거지너) 의원은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티 놈 장관을 향해 단호하게 질문했습니다. “퇴역 군인을 추방한 적이 있습니까?” 놈 장관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매거자이너 의원은 박 씨의 사례를 들어 반박했습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이 초래한 인간적 비극과 정책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세준 씨는 7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20세에 미군에 입대했습니다. 1989년 파나마 침공 작전에 참전해 두 차례 총상을 입는 등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공로로 군인의 영예인 퍼플하트 훈장까지 받은 인물입니다. 문제는 전역 이후였습니다. 전투에서 입은 상처는 정신적인 외상,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졌고, 그는 이를 달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1990년대 약물 관련 범죄로 체포된 그는 결국 2009년 경미한 약물 범죄 및 법정 불출석으로 인해 영주권이 소멸되고 추방 명령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6월, 그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통보를 받고 고국이지만 7살 이후 살아본 적 없는 한국으로 자진 출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 집행” 대 “인간적 고려”의 첨예한 대립

청문회 현장은 이 한 사례를 두고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매거자이너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측은 박 씨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14년간 술과 약물을 끊으며 재활에 매진해온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목숨 걸고 싸웠던 나라에서 이런 일을 당하다니 충격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의원들은 박 씨와 같은 참전용사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로, 단순한 법적 절차보다 인간적 고려와 지원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악당과 테러리스트를 쫓는 대신, 나라를 위해 싸운 사람을 쫓고 있다”는 비판은 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반면, 크리스티 놈 장관과 행정부 측은 법의 엄정한 집행이라는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놈 장관은 청문회에서 박 씨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즉각 답변하기보다는 법을 준수하는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이후 압박에 못 이겨 사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방침은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입니다. 이 정책에 따르면, 과거 범죄 기록이 있는 이민자는 그 심각도와 관계없이 추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공화당 지지층에게는 국경 안전과 법치 수호라는 명분으로 지지받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융통성 없고 비인간적인 정책으로 비판받는 양날의 검입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박세준’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청문회에서 박세준 씨의 사례만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의 걸프전 참전용사 짐 브라운 씨의 아내가 아무런 불법 체류 기록이 없음에도 4개월째 구금 상태라는 사례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이는 박 씨의 문제가 단순히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이민 단속 시스템이 참전용사와 그 가족에게까지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NBC, CBS 등 주요 외신들도 PTSD를 앓는 퇴역 군인들의 추방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속적으로 보도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법률적 해결책에 대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참전용사들의 특별한 공로를 고려해, 일정한 조건 하에 추방 명령을 취소하거나 시민권 취득 경로를 특별히 제공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PTSD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 처벌보다는 치료와 재통합을 지원하는 접근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입니다. 문제는 정책이 단호한 ‘법 집행’과 세심한 ‘인간적 고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은 질문: 국가의 빚은 어떻게 갚아야 하나

박세준 씨의 사례는 단순한 이민자 추방 문제를 넘어, 국가가 자신을 위해 싸운 병사들에게 지는 ‘도의적 빚’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는 국가에 대한 충성과 희생으로 훈장을 받은 동시에, 개인의 실수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법의 심판을 받은 인물입니다. 청문회에서 벌어진 논쟁은 바로 이 두 가지 상반된 면모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놈 장관이 검토를 약속했지만, 행정부의 강경 기조 속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지 의문입니다. 다만, 이번 사건이 하원 청문회에서 이슈화되며 공론장에 올랐다는 점 자체가 중요한 변화입니다. 한 개인의 운명을 두고 벌어진 이 논쟁은 궁극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와 자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미국 사회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박세준 씨가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그를 비롯한 수많은 참전용사의 미래를 결정할 정책적 고민이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