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기계실 소음, 입주 뒤에야 드러나다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소음 문제가 부동산 매매계약 해제로 이어졌습니다. 매수인 A씨는 지난해 12월 해당 아파트를 4,800만 원에 매입하고 새로 도배와 장판을 시공한 뒤 입주했는데요. 입주 후에야 알게 된 기계실 소음은 법적 기준치를 훨씬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거실과 안방, 작은방에서 하루에 여덟 차례씩, 한 번에 10분에서 16분가량 지속되는 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고, 특히 작은방의 경우 관련 법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소음의 원인은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 설치된 급수펌프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법원은 왜 하자담보 제척기간을 넘어 계약 해제를 인정했나
매수인이 계약 해제를 요구하자 매도인은 잔금 지급 후 1개월이 지나 하자담보책임 제척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맞받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재판부는 이를 불완전이행으로 판단해 계약 해제가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매도인이 과거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며 소음 발생 사실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계약상 의무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는 겁니다.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은 매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하자이고, 매수인이 이를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부동산 매매 시 매도인의 고지 의무는 어디까지인가
법원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4,800만 원을 반환하고, 공인중개사 수수료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포함해 총 5,226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청구한 도배 및 장판 교체비와 등기 수수료 등은 증빙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하자라면 적극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입니다. 부동산 거래에서 매수인은 물리적으로 집의 모든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기계실 소음 같은 숨겨진 요소는 견학만으로는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중개 현장에서도 이런 소음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공개하는 절차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