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에 바뀌는 형사사법 지도
2026년 8월 4일,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르면 10월 2일부터 1954년 이후 72년간 이어진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는 공소청이 담당하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출범합니다. 이번 개정은 이른바 일본식 검찰 모델의 잔재를 걷어내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에 대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경찰은 하반기까지 수사 인력 880명을 추가로 보강하며 업무 급증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이는 내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존에 민생 사건 담당 인력으로 확충한 1,900명과 더불어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선제적 조치입니다.
"지옥문" vs "사필귀정"…엇갈린 평가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정을 검찰개혁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10월 시행 전까지 7대 범죄 전건 송치 등 후속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포기한 것을 두고 지옥문이 열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특히 경찰 치안감 이상 수뇌부에 직접수사권이 부여된 점을 지적하며, 경찰 동일체로 인한 권력 남용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사실 이번 개정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는 야당만은 아닙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연일 부작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내부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장관은 개정 과정이 너무 빨랐고, 이로 인해 판사들이 재판을 하면서 동시에 수사까지 해야 하는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속도전 뒤 드러난 숙제들
급하게 마무리된 탓에 법안 곳곳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모순이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특별검사 제도와의 충돌인데요.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특검법에는 검사의 수사권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반 검사와 특검 검사 간 권한 차이가 생기는 어색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아동학대와 성범죄 등 7대 범죄 전건 송치제는 도입 취지와 달리 죄명에 따라 보호 여부가 갈리는 불합리함과 수사 지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정비가 필요한 법률이 최대 19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수사기관 간 관할 조정을 위한 협의회 구성과 운영 절차 등 후속 입법과 시행령 마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10월이면 달라지는 형사사법 지도가 안착할지, 아니면 현장의 혼란만 키울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