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37개 점포 폐점…고용·상권 동시 위기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점포의 영업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약 3,5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는 전체 매장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로, 이미 실적 부진을 겪던 대형마트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폐점 점포 인근에서는 집객 시설 부재로 골목상권까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단순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넘어 지역 경제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퇴직금 지급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퇴직 안마저 철회되면서 노동자들의 불안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입점 업체 300여 곳 역시 대금 결제 지연과 매출 급감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어, 홈플러스 사태는 유통망 전반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메리츠·MBK 보증 조건 대립, DIP 금융 교착
이번 위기를 돌파할 핵심 열쇠는 긴급운영자금, 이른바 DIP 금융 확보입니다. 홈플러스는 안정적인 회생을 위해 총 2,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1,000억 원의 법인 연대보증과 김광일 부회장의 개인 보증을 제시하며 메리츠금융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김병주 MBK 회장의 개인 보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메리츠가 2024년 점포 62곳을 담보로 1조 3,000억 원의 리파이낸싱에 참여했고, 현재 선순위 채권자로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이번 교착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양측의 담보가치 평가도 크게 엇갈리는데, 메리츠는 1조 5,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 반면 홈플러스 측은 2조 원대 후반을 주장하고 있어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치권 개입과 청산 우려, 7월이 시한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관련 단체들이 메리츠증권을 항의 방문하며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메리츠가 금융기관으로서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메리츠 측은 상법상 주주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 등 법적 리스크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회생보다는 청산을 통해 1조 3,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채권을 더 신속하게 현금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역삼동 복합개발이나 가산 W몰 사례에서 메리츠가 공매를 통해 선순위 채권을 우선 회수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홈플러스는 잔존 67개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부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 시장에서 대형마트 매각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7월로 다가온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을 앞두고,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청산으로 향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