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한숨에 숨 고른 미국 시장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3% 넘게 밀리면서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이 한숨 돌렸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9달러 선, 브렌트유는 103달러 선까지 내려왔는데요. 이는 중동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관리하기 위한 임시 합의를 모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유가 안정으로 미 국채 금리 급등세도 한풀 꺾였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4.979%까지 오르며 3년 만의 최고치를 새로 썼으나, 이후 4.94% 안팎으로 내려왔고 30년물 금리 역시 19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상승 폭을 줄였습니다. 덕분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도 0.6%가량 반등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부담을 조금은 덜어냈습니다.
하지만 중동 리스크와 CPI는 여전히 불안한 변수
사실 시장의 근심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들어 여전히 7.5% 이상 올랐고,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하고 있어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가가 한숨 돌렸다고 해서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다가온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쏠려 있습니다. 지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탓에, 이번 CPI마저 강하게 나타날 경우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나티시스 CIB의 전문가는 CPI 결과가 예상에 부합하면 9월 금리 인상 압력이 완화되겠지만, 예상보다 높을 경우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금리 인상 기대감에 자산 시장은 어디로
이처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산별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UBS는 9월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금은 보통 금리가 오르면 기회비용이 커져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서,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단기적인 변동성과는 별개로 중장기적 상승 흐름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 인스티튜트의 전략가는 1950년 이후 8월 말까지 10% 이상 상승한 해의 대부분이 연말까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올해 강세장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개별 종목으로는 오라클이 AI 투자 성과에 힘입어 6% 급등하는 등 기업 실적에 따른 차별화 장세도 이어졌습니다.
유가 급등과 국채 금리 상승으로 숨이 막혔던 시장이 잠시 쉬어가는 모습입니다. 다만 중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수치라는 두 축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CPI 발표 이후에도 시장의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