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일 만에 드러난 비극과 거짓 종결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 특이한 외상이 없다며 타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지만, 유족과 지역 주민들은 죽음의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더 큰 파문은 사건을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이 실종 신고를 거짓으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커지고 있습니다. 부 경장은 유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 해명을 한 뒤 시스템 기록까지 임의로 삭제했으며, 구속 전에는 경찰서 내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소중한 골든타임을 날려버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복된 수사 조작과 느슨한 감독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경찰관의 개인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주 지역 경찰의 과거 행태를 보면 비슷한 유형의 수사 조작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서귀포경찰서와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팀장 ID를 몰래 써서 사건을 셀프 결재하거나, 인적 피해 교통사고를 물적 피해로 둔갑시킨 전력이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부 경장이 상급자 결재 없이 임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던 건,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종 수사 부서가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평가로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전락한 상황에서, 일관된 절차 준수는 뒤로 밀리기 쉬운 구조였습니다. 경찰청은 책임을 물어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풀리지 않은 의혹과 낡은 제도
장 씨의 죽음을 둘러싼 물리적 의혹도 남아 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카나리아 야자수는 가시가 많아 여성 혼자 줄을 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무게를 버티기 어려운 나무 구조라는 점도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근거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편, 현행법상 성인 실종자는 경보 발령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경찰이 편법까지 동원하는 실정입니다. 아동이나 장애인 실종에 비해 성인 실종은 초동 수사가 늦어지고 단순 가출로 치부되기 쉬운 구조적인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위험도 판단 등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으며, 사건 종결 시 객관적 증빙과 상급자 감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