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아침,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다
8월 8일 아침부터 강원 동해안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태풍 돌핀에서 밀려온 강한 동풍이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비구름이 급격히 발달했고, 강릉 용강동에는 시간당 81.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강릉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겼는데요. 중앙시장과 터미널 오거리, 임당동 일대에서 도로 침수가 발생했고, 맨홀에서는 빗물이 역류했습니다. 원대로의 한 주택 담벼락은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상가 주민들은 불과 5분 사이에 물이 급격히 차올랐다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전했습니다. 강릉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근무를 비상 2단계로 격상하며 응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계곡과 도로에서 잇따른 구조령
폭우의 영향은 도심을 넘어 내륙 계곡까지 미쳤습니다. 인제군 백담사 인근 계곡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피서객 7명이 고립되었고, 같은 날 오후에는 기린면 황토마을 인근 계곡에서 초등학생 19명과 보호자 1명이 물살에 갇혔습니다. 다행히 소방 구조대가 신속히 출동해 두 사고 모두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빗길에서의 교통사고는 피해를 키웠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7터널 인근에서는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다른 곳에서는 빗길 미끄러짐으로 1명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산간 계곡과 도로는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순간 언제든 위험 구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극과 극의 한반도, 서쪽은 폭염 동쪽은 호우
이날 동해안은 폭우로 인해 찜통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폭염에 시달렸습니다. 서울은 36.8도, 광주는 35도, 서쪽 일부 지역은 37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며 폭염특보가 유지되었습니다. 동해안은 25도 안팎에 머물렀지만, 너울성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해수욕장 물놀이가 전면 금지되는 등 또 다른 안전 우려가 커졌습니다. 기상청은 동해안과 산지에 최대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당분간 동해안 지역에서는 침수와 산사태, 교통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주민과 방문객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