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유가 대응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출렁이자, 한국 정부의 대응이 분주해졌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유류세 한시 인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물가 안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중동전쟁의 영향이 국내 물가로 이어지는 양상 속에, 정부는 다각도로 맞서고 있는 셈이죠.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이 흐름에서 한 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순방 중에도 서울의 청와대 참모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유가 불안이 확실하게 해소되는 시점까지"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수단을 최대한 유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경유 의존도가 높은 화물차 운전자들의 부담 완화도 함께 주문했죠. 청년 고용 부진과 같은 경제적 불균형 완화도 당부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점검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정책 효과와 그림자
일단 결과부터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시행된 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0.7%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도 유동성을 억제해 물가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린 겁니다.
문제는 그림자에 있습니다. 최고가격제를 오래 끌면 정유사 손실 보전 예비비 4조2000억원이 빠듯해지고, 유류세 인하를 9월 말까지 연장하면 세수 감소로 재정 부담이 가중됩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은 기업 투자 위축을 초래하고, 이는 곧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균형점 찾기가 관건
정부는 내년 예산을 800조원 이상으로 편성해 AI·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통화 긴축과 재정 정책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선을 그을지가 관건입니다.
전문가들은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재정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저소득층을 겨냥한 핀셋형 재정 지출을 제안합니다. 물가도 잡고 성장도 살리는 균형점을 찾는 게 남은 과제이고, 유가가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긴 호흡의 대응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