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 조치가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가 이번 움직임이 국제법과 규범을 붕괴시켜 소국들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고물가와 내부 분열 속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상황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해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통제하기로 했다. 제재로 팔지 못했던 원유를 미국이 양도받아 국제시장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미국 재무부 계좌에 예치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수익금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자금은 민간의 압류나 법적 청구로부터 보호되며, 국무부 장관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신해 사용 목적을 결정하게 된다. 미국은 이 조치가 서반구의 안정을 뒷받침하고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싱가포르 "소국에 실존적 위협"
이에 대해 싱가포르 리셴룽 선임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구상이 소국들에게 실존적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제법과 규범이 무너지면 힘의 논리만 남게 되어 소국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규칙 기반 국제 질서 덕분에 번영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리 선임장관은 "강대국이 국제법을 무시하면 소국은 정글의 법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력과 군사력 강화, 주변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의 정치적 고민
한편 미국 내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결속력에 균열이 생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패배 시 탄핵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그가 염원하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도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등으로 인해 희박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조차 베네수엘라의 미래는 현지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정책이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개입은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미국 내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향후 국제사회의 반응과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