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이어지는 법정 다툼
가수 유승준 씨의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이 2026년 7월 3일 서울고등법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재판부는 첫 변론을 마친 뒤 오는 9월 4일 오후 2시에 최종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19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었던 이 가수의 한국 입국 가능 여부를 두고 벌어진 공방이 또다시 한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유 씨는 1997년 데뷔 후 군 입대를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2002년 1월 미국에서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유 씨의 입국을 제한했고, 2002년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는 등 24년 가까이 한국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하며 세 차례 소송을 제기했지만, 앞선 두 차례는 대법원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LA 총영사관이 계속해서 발급을 거부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병역기피 아이콘" vs "본질은 법치주의"
이번 항소심에서도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LA 총영사 측은 유 씨를 "병역 기피의 아이콘"으로 규정하며, 재외동포 비자가 단순 방문이 아닌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편입되는 효과를 갖는 만큼 자국인과 거의 동일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특히 국가기관을 기망해 병역을 피한 인물이 부동산 취득과 건강보험 적용 등 혜택을 누리게 되면 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유 씨 측 대리인은 "10년째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입국 금지 사유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법적 근거 없이 국민 정서만을 근거로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간접강제 법치주의에 해당한다는 게 유 씨 측의 논리입니다. 최근 1심 재판부도 비자 거부로 얻는 공익에 비해 유 씨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며 유 씨의 손을 들어준 바 있어, 이번 항소심의 판결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향후 관건, 법원의 판단과 정부의 태도
이번 변론에서 LA 총영사 측은 1심 판결이 법리적 판단보다는 지나치게 온정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유 씨의 미국 시민권 취득이 병역 기피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입국이 허용되더라도 대한민국의 안전이나 공공 이익을 해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본 1심 판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형국입니다. 법무부는 최근 병역 면탈자의 입국을 제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상태입니다.
결국 이번 소송의 핵심은 법적 권리와 국민 정서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두느냐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9월 4일 선고될 항소심 판결이 유 씨의 24년째 입국 금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향후 법무부가 예고한 새로운 법적 근거 마련 움직임과 어떻게 맞물릴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