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함께 위태롭다
충남 태안군은 바다와 갯벌로 유명한 지역인데요. 하지만 최근 이곳에서 두 가지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멸종 위기 동식물이 늘어나는 생태계 문제고, 다른 하나는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학교들입니다. 한겨레가 최근 공개한 인터랙티브 캠페인 '스타벅스는 없지만, 태안에는 '이것'이 있다'는 지역 내 30종의 멸종 위기 종을 소개하며 서식지 파괴와 기후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같은 시점, 태안의 작은 학교들은 학생 수 급감으로 통폐합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도 사라진다
태안군 소원면의 만리포고등학교는 전교생이 66명에 불과한 충남 유일의 일반고입니다. 이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위해 노트북을 사용하지만 배터리 부족과 인터넷 불량으로 학습 환경이 열악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과목 선택권마저 제한돼 도시 학교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통도 큰 문제입니다. 버스가 일찍 끊겨 밤 9시 30분 이후에는 학생들이 택시로 등하교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1학년 2반 교실은 야간자율학습실로 쓰이고 있습니다. 태안군에서는 지난 6년간 6곳의 초·중등학교가 통폐합 또는 폐교됐고, 올해 3월에는 모항초등학교도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인구 감소와 생태계 위기는 연결되어 있다
태안군 초등학교 신입생은 올해 194명으로 10년 전 43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2030년에는 131명까지 줄어들 전망인데요. 작은 학교는 단순한 교육 시설 이상으로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학교가 폐교되면 10~20년 후 20대 청년 인구 유출이 11%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역 경제와 생태계 보전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태안의 멸종 위기 동식물 문제와 학교 문제는 모두 인구 감소와 기반 시설 부족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