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기로에 선 미국과 이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실무 협상을 오는 29일에서 30일 사이 스위스에서 재개합니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걸프 순방에서 이같은 일정을 공개했는데요. 이번 협상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레바논 정세 등 복잡한 현안을 다룰 전망입니다.
당연히 호르무즈 해협이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의 통행료나 보험료 등 어떤 비용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협상을 즉시 끝내겠다고 경고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정된 항로만 이용하도록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엄청난 양보를 하고 있어 상황이 순조롭다고 낙관했습니다. 반대로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합의가 최종 평화가 아닌 기초를 닦은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그는 혁명수비대와 미 중부사령부 간 직통 소통 채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란의 실제 이행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 사찰과 레바논, 엇갈린 해석 속 쟁점
핵 문제는 양측의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민감한 의제입니다. 미국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의 핵 사찰을 수용했으며 미국 조사관까지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하며 미국 측이 종전 양해각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핵 사찰단 구성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을 둘러싼 기싸움이 협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레바논 문제 역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레바논 정규군이 헤즈볼라 통제 구역을 줄이면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헤즈볼라 공격에 대한 자위권이라고 옹호했는데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일부 철수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공식 부인이 이어지고 있어 실체 파악이 필요합니다.
물론 걸프 동맹국들의 불안감도 협상의 숙제입니다. UAE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은 종전 양해각서에 자국의 안보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표출했고, 루비오 장관이 급하게 중동을 순방한 것도 이런 우려를 달래기 위한 행보였습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중재 역할을 맡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협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유가 안정과 남은 과제
협상의 진전은 에너지 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이 급증하면서 국제유가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브렌트유는 배럴당 73달러 선까지 밀려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3개월 넘게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속속 출항하며 약 3,500만 배럴의 원유가 이동하면서 공급 우려가 상당히 완화되었습니다.
전쟁 위험 보험료 역시 선박 가치의 5%에서 2%로 급감했고, 합동해상정보센터는 위협 등급을 완만 단계로 낮췄습니다. 한국 선박 중 일부도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민간 해운의 불안감이 점차 가라앉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란이 지정 항로 외 통과를 제한하거나 통행료를 사실상 부과할 경우 긴장은 다시 고조될 수 있습니다. 협상이 60일 안에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시한이 정해져 있지만, 핵 사찰과 동결 자산 사용 방식 등 주요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동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실무적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