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이 끝나고, 한국과 일본이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양국이 서로 다른 고민에 직면한 가운데, 토너먼트 단계에서의 만남은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죠.
가장 유리했던 조 편성?
한국 대표팀은 A조에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체코, 덴마크,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 중 한 팀)와 함께 자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조 편성이 역대 월드컵 조 편성 중 가장 유리한 대진이라고 평가합니다. 남미의 강호가 없고, 유럽 팀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한 팀뿐이기 때문이죠. 특히 조 3위까지 32강에 진출하는 새로운 규칙(48개국 확대)을 고려하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함정도 있습니다.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멕시코에서 열린다는 점입니다. 특히 첫 두 경기가 예정된 과달라하라는 해발 1700m의 고지대입니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의 체력 소모는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어요. 한국은 체력을 무기로 한 고강도 압박과 활동량이 특징인 팀인데, 고지대에서 그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상대팀인 멕시코와 남아공은 홈 어드밴티지와 고지대 적응력에서 이미 한 수 앞서 있습니다.
일본이 맞닥뜨린 체격의 벽
반면 일본은 F조에서 네덜란드, 튀니지, 유럽 플레이오프 B조 승자(우크라이나, 스웨덴, 폴란드, 알바니아 중 한 팀)와 격돌합니다. 일본에게 이 조는 신체 조건이 우수한 팀들로 가득 찼다는 점에서 힘든 대진입니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인 장신 군단이고, 튀니지와 유럽 플레이오프 팀들도 강한 몸싸움을 앞세우는 팀들이죠.
일본은 정교한 패스와 빠른 역습으로 세계 강호들을 괴롭혀왔지만, 체격에서 밀리는 경기에서는 종종 고전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월드컵 16강, 장신 선수들이 포진한 벨기에에게 막판 역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번 조 추첨 결과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과제도 아마 '신체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였을 겁니다.
사상 첫 월드컵 한일전은 가능할까
그렇다면 축구팬들이 기다리는 월드컵 첫 한일전은 언제 펼쳐질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합니다. 첫째는 32강에서 만나는 경우입니다. 한국이 A조 1위, 일본이 F조 3위로 올라서면 양팀은 32강에서 바로 맞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둘째는 16강에서 만나는 길입니다. 한국이 A조 2위, 일본이 F조 1위를 기록하고 각자 32강전을 승리할 경우, 16강에서 격돌하게 되죠.
통산 전적은 한국이 42승 23무 17패로 압도적으로 앞섭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일본이 우위에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공식전 맞대결에서 한국은 승리가 없을 정도로 일본에게 약세를 보이고 있죠. 최근 전적의 열세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만난다면 반드시 떨쳐내야 할 짐입니다. 홍명보 한국 감독과 모리야스 일본 감독은 지난 7월 한 자리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월드컵 결승에서 만나는 것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승부를 가를 건 준비의 차이
이번 월드컵에서 양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각자의 약점을 해결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한국은 고지대 적응을 위한 특훈과 체력 관리 전략을, 일본은 장신 군단을 상대할 수 있는 세트피스 대비와 경기 운영 전략을 세밀하게 짜야 합니다.
또 다른 변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유럽 플레이오프 팀들입니다. 아일랜드의 할그림손 감독은 조 추첨식이 지나치게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했다고 씁쓸해하기도 했지만, 그의 팀이 플레이오프를 뚫고 한국의 첫 상대가 된다면 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대가 될 것입니다. 결국, 고지대와 체격이라는 각자의 장벽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16강 진출과 역사적인 한일전의 성사 여부를 좌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