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묶어도 5천 명의 선택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도입된 지역의사제가 첫 수시모집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국 31개 의대에서 458명을 모집하는데 무려 5,076명이 지원해 평균 1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의사 면허를 따면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 지원률이 나온 건 의외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사실 의대 진학 자체가 어렵지만, 10년이라는 긴 복무 기간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조건이거든요.
당연히 이런 결과에는 지방 의대에 대한 수험생들의 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국가가 학비와 수련 과정을 지원해주는 대신 지역에 인력을 묶는 구조인데, 이 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뛴 경쟁률, 지방은 더 뜨거웠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지방의 열기가 수도권보다 더 높았습니다. 경인권 4개 의대가 8.73대 1을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 27개 대학은 11.2대 1을 보였습니다. 특히 호남권이 13.35대 1로 가장 치열했고, 대구·경북권과 부산·울산·경남권도 12대 1을 웃돌았습니다. 대학별로는 고신대가 23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전북대와 동아대, 조선대도 16~21대 1에 달했습니다.
물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의무 복무가 없는 기존 지역인재전형보다 지역의사제의 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지역인재전형은 10.52대 1이었는데, 10년이라는 복무 조건이 붙은 지역의사제가 오히려 11.08대 1을 찍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입시 전략의 문제를 넘어, 지역 의료에 대한 수험생들의 인식이나 취업 안정성에 대한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중복 합격 변수, 합격선은 어디로
다만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입시 업계에서는 지역의사제와 지역인재전형에 중복으로 지원한 수험생이 상당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수험생이 두 전형에 모두 합격한 뒤 의무 복무가 없는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경쟁률이 그대로 합격 난이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 역시 중복 합격에 따른 이탈 규모나 합격선 변화를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대학과 지역별로 합격선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사실 이번 지역의사제가 첫해인 만큼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지원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결과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적 시도가 수험생들에게 어느 정도 청신호를 받았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10년 의무복무가 실제로 지역 의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중복 합격이라는 변수 속에서 제도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