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시대의 종말, 소니 2028년 디지털 전환 선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2028년 1월부터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게임의 실물 디스크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1994년 첫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이후 33년간 이어온 패키지 게임 시대가 막을 내리는 셈인데요. 소니 측은 디지털 판매 비중이 전체의 78%에 달하고 이용자들의 소비 방식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추세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단순한 유통 방식의 변화를 넘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나 라이선스 회수 시 구매한 게임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로 꼭히는데요. 실제로 소니는 지난해 PS 스토어에서 영화 콘텐츠 500여 편을 환불 없이 회수한 바 있어, 이번 결정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불안과 탈옥 열풍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니의 발표 이후 구글에서 PS5 탈옥을 검색하는 양이 24시간 만에 20%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탈옥은 기기 보안을 해제해 불법 게임을 실행하는 행위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소유권 상실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고 시장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었습니다. 탈옥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특정 스타워즈 게임팩의 이베이 거래 가격이 250달러에서 400달러 선으로 치솟았는데요. 디스크라는 물리적 매체가 사라지면 중고 거래와 대여, 친구 간 공유까지 모두 차단되기 때문에, 남은 실물 디스크의 가치가 오히려 희소성으로 작용한 겁니다.
업계와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선 주자인 장뤼크 멜랑숑은 게임을 문화 자산으로 규정하고 소비자 권리 보장을 요구했는데요. 미국 유통사 게임플라이와 iam8bit 등도 실물 미디어의 보존 가치를 강조하며 소니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플랫폼 독점과 산업 지형의 변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수익 구조를 둘러싼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디스크가 사라지면 중고 시장이 축소되고, 모든 거래는 플랫폼사가 수수료를 챙기는 자체 스토어로 집중됩니다. 이는 마치 스트리밍 서비스가 CD와 DVD를 대체한 것처럼, 게임 산업에서도 플랫폼 독점 체제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경쟁사들의 행보도 비슷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콘솔 프로젝트 헬릭스에서 디스크 드라이브 탑재를 검토하면서도, 기존 디스크 게임의 디지털 라이선스 전환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닌텐도 역시 스위치 2에 디지털 코드 기반의 버추얼 게임 카드를 도입하며 실물 매체의 비중을 줄이고 있죠.
국내 게임사들의 입장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콘솔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이제 소니 스토어 알고리즘과 정책에 더욱 종속될 수밖에 없는데요. 반면 고용량 게임 설치를 위한 SSD와 낸드플래시 수요는 늘어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소니는 이번 전환을 통해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수익 구조를 확고히 하려 합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매한 것을 진정으로 소유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어, 디지털 콘텐츠의 환불과 접근권 보장에 대한 새로운 소비자 보호 규정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