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을 넘어선 이번 주, 증시의 핵심은 반도체 실적
지난 7월 24일 코스피가 5.72% 급락하며 6690선까지 밀리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인데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코스닥 역시 5% 넘게 하락했고,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아찔한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증시의 시선은 단순한 거시경제 변수를 넘어 기업 실적으로 옮겨갔습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들의 실적 발표와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 투자 계획이 지수 반등의 핵심 열쇠로 꼽히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AI 투자와 국내 반도체의 실적 시험대
이번 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삼성전자와 SK그룹의 움직임입니다. 두 그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브로드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총 7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협력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가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1950억에서 2050억달러로 상향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를 분명히 했고요. 이어 30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31일 아마존의 실적 발표에서도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해소될지 주목됩니다. 이들의 투자 계획이 확인되면 고대역폭메모리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질 겁니다.
국내에서는 29일 SK하이닉스와 30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은 단순한 이익 규모보다 하반기 메모리 업황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경영진의 가이던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두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까지 낮아진 상태라 환율 안정과 함께 실적 모멘텀이 살아난다면 외국인 매수 여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FOMC와 중동 리스크, 변수를 넘어서려면
이번 주 증시를 둘러싼 변수도 적지 않습니다. 30일 새벽에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 확대 가능성 역시 국제유가와 금리 상방 압력을 키우는 하방 리스크로 남아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 추가 상승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키워 결국 물러서게 되는 이른바 타코 현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기본예탁금도 31일부터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6700에서 7600선으로 제시했습니다. AI 투자 확대 기조가 재확인되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인데요. 다만 중동 리스크와 FOMC 결과가 예상 밖으로 전개될 경우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