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MASGA),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6년 7월 7일, 튀르키예 앙카라의 NATO 정상회의 환영 만찬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주 앉았습니다. 양 정상의 대화 핵심은 미국 군함 건조였습니다. 약 3주 전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의 신속한 건조 가능성을 직접 타진한 바 있는데요, 이번 만찬에서 후속 협의가 이뤄지면서 협력 분위기가 한 단계 구체화된 겁니다.
청와대는 9일 몽골 울란바토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내 군함 건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인상을 받았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구체적인 건조 방식, 즉 한국에서 선체 전체를 짓는지 아니면 블록만 제작해 미국 현지에서 조립할지 같은 사항은 앞으로 양국 실무 협의를 통해 채워나갈 방침입니다.
실무 협상, 이미 시작됐다
사실 물밑 작업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지난달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세 업체에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한국 조선업체에 정식으로 정보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각 사는 건조 실적과 인력 규모, 연간 생산 능력 등을 담은 회신을 마쳤습니다.
미국 측은 2054년까지 함정을 381척으로 늘리는 대규모 해군력 증강 계획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코트라 분석에 따르면 신규 함정 조달에 최대 1,600조 원이 투입될 전망이라,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과 납기 준수 역량을 갖춘 한국 조선업은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했습니다. 한화오션은 2024년 인수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 증설에 나섰고, HD현대와 삼성중공업도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 등 현지 방산 조선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넘어야 할 산, 그리고 기회
다만 가시밭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외 군함 건조를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법과 선박 운항을 규율하는 존스법이 핵심 걸림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웨이버(예외 조치) 권한 활용과 미 의회의 협조가 이뤄져야 실제 발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죠.
그렇지만 기회도 분명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NATO 방산포럼에서 '한·NATO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제안하며 연 15조 원 규모 공동조달시장 진출 협상을 개시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이 강한 AI 반도체 기술을 조선과 결합하면, 단순 외주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민관 합동 거버넌스가 발휘돼야 이번 마스가가 K-방산의 새 좌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