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최초, 본인 서명 담긴 100달러 지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자신의 서명이 새겨진 100달러 지폐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현지 시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트루스소셜에 올린 해당 사진은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화폐에 직접 인쇄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이를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달러 패권이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고, 건국 250주년에 이러한 역사적 통화를 발행하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상징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관례를 깬 결정과 법적 쟁점
사실 미국 지폐에는 원래 재무장관과 재무관의 서명이 들어가는 것이 오랜 관례였습니다. 화폐는 정권과 무관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제도적 상징물인 만큼, 대통령 개인의 서명을 배제해 왔던 것이죠. 재무부는 지난 3월 건국 250주년이라는 특별한 시점을 명분으로 이 관례를 깨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인쇄 계획을 밝혔는데요. 문제는 연방법이 생존 인물의 화폐 기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재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서명한 '2020년 유통 수집용 주화 재설계법'을 근거로 특례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과 법률 전문가들은 예외 규정을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조폐국에서 지폐를 인쇄한 뒤 연방준비제도가 실제로 배포하기까지는 수 주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여, 유통 전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과 화폐 중립성 우려
여론은 정부의 설명보다 더 싸늘한 편입니다. 지난 4월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의 59%가 이번 지폐 발행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찬성은 24%에 그쳤습니다. 과반이 넘는 국민이 반대하는 가운데 추진되는 이번 조치는 대통령 개인의 홍보 수단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초상이 담긴 한정판 여권과 국립공원 이용권, 얼굴이 새겨진 기념주화 등에 이어 이번 지폐까지 국가 상징물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 미국 정치의 분열과 권력 상징화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