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악순환에 휩싸인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무력 충돌이 점점 더 격해지고 있습니다. 9월 5일에서 6일 사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이에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으로 맞받아쳤습니다. 이번 대응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 선박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되면서 교전은 경제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미군은 F-35A 전투기까지 동원해 해상 봉쇄를 지원했으며, 92척의 상선에 항로 변경을 명령했습니다.
이란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유조선 타격에 대한 재보복으로 선박 6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양측 모두 상대방 피해를 부인하면서도 더 큰 응징을 예고하고 있어 긴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8월 말 미군이 이란 로켓 발사대를 타격하면서 시작된 보복전의 연장선인데, 이제는 상대의 자금줄과 원유 수송망을 직접 노리는 전투로 확대된 셈입니다.
통제 범위를 벗어난 전장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태를 축소하려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소한 군사적 충돌'로 규정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전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하지만 밴스 부통령은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이란이 공격을 언제 멈출지에 달렸다며, 사실상 백악관의 통제권이 닿지 않는 영역임을 시인했습니다. 확전을 피하려는 정치적 계산과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군사적 논리가 충돌하면서, 현장의 교전 규칙은 정치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파장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로인데, 전쟁 전 하루 125척에 달하던 상선 통행량이 최근에는 4척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6달러를 돌파했고,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전쟁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미 재무부는 튀르키예 소재 은행을 제재하며 이란의 해외 자금줄까지 동시에 조이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맞물리는 중동 리스크
이번 사태는 한반도와도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수색·구조 부대 파병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이란은 한국의 개입을 전쟁 참여로 간주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자국 통제 하에 두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해당 해역을 지나는 모든 선박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이 우회로를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해상 봉쇄와 보복 공격이 계속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은 이란의 핵시설인 곡괭이산을 조만간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현재의 보복 악순환이 더 큰 군사적 격돌로 번질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