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3배 급등에 쏟아진 455억 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 재계 총수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습니다. 공시 내용을 보면 급여와 상여금, 주식 보상을 모두 합쳐 총 455억 8,000만 원에 달하는데요. 이 중 82%가 넘는 375억 9,000만 원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이른바 RSU에서 나왔습니다.
이러한 RSU 가치가 폭등한 건 두산 주가의 급격한 상승 때문입니다. 박 회장이 2023년에 받은 주식 3만 2,266주는 당시 주당 8만 8,016원에 불과했는데요. 지급 시점인 지난 2월에는 주당 116만 4,000원까지 치솟으면서 평가액이 약 13.2배 불어났습니다. 주가 상승이 보수 규모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총수들 줄잇는 주가 연계 보상
박 회장을 제외한 다른 총수들의 보수도 적지 않았습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133억 300만 원을 수령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15억 8,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각각 112억 원과 90억 원이 넘는 보수를 기록했는데요. 이들 역시 상당 부분이 주가와 연계된 장기성과 보상으로 채워졌습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이어온 무보수 경영을 10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각각 48억 원과 45억 원을 수령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억 5,000만 원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총수라도 그룹의 보상 정책과 주가 흐름에 따라 받는 금액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눈에 띕니다. 급여와 성과급,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합쳐 총 260억 9,500만 원을 받았는데요. 이는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결과였습니다.
보수를 넘어선 보상의 의미
이번 상반기 보수 순위는 재계 보상 체계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현금 중심의 급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RSU와 스톡옵션, 주가 연계 현금 보상 등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경영진의 노고를 평가하는 방식이 주주 가치 창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겁니다.
다만 공시된 보수 총액에는 퇴직금이나 주식 평가액이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만으로 실질적인 연봉을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수를 급여와 주식 보상으로 나눠서 살펴봐야 그 의미가 더 정확해집니다. 앞으로 재계의 보상 체계는 주가와 실적에 따라 변동폭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