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탈락과 귀국 직후 미국행까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체코를 2-1로 이긴 뒤 멕시코와 남아공에 0-1로 잇따라 져 1승 2패로 조 3위에 그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대회 전체 성적 기준 34위는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낮은 기록이며, FIFA 랭킹도 32위까지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현지에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뒤 6월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입국길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현장에 모인 팬들의 거센 아우성이 쏟아졌고, 홍 전 감독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쏟아진 살해 협박을 포함한 수천 건의 악성 댓글 속에 이틀 만인 7월 2일 가족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급히 출국했습니다. 스페인 아스와 프랑스 RMC 스포츠 등 해외 매체들은 한 국가의 대표팀 감독이 국민의 비난을 피해 본국을 떠나야 하는 이례적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책임을 묻는 목소리, 정부와 법정으로 번지다
비난의 물결은 이재명 대통령까지 확대됐습니다. 대통령은 능력보다 충성심과 계파를 우선해 무능한 사람을 지도자로 앉힌 결과라고 강도 높게 질타하며 인사 책임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정부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지성 전 대표를 주축으로 'K-축구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한 특별감사도 본격화했습니다.
국회는 월드컵 부진과 대표팀 내 불화 의혹을 다지는 청문회 개최를 추진 중이며, 시민단체는 정몽규 협회장, 이임생 전 기술위원과 함께 홍 전 감독을 고발했습니다. 권위 없는 기술이사가 추천 절차를 진행한 위법성과 20억~30억 원대 고액 연봉의 적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청문회 시점을 앞두고 출국한 데다 귀국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채 확답을 피하는 태도가 회피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극과 극으로 갈리는 반응, 일본은 러브콜
한국 내에서 맹비난이 쏟아지는 사이 일본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도쿄스포츠 등 현지 매체는 J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보도했고, 고노 다로 전 일본 외무상은 SNS에서 홍 전 감독을 괴롭히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결과론적 비판보다 노력한 점에 칭찬이 필요하다"고 옹호했습니다. 홍 전 감독이 가시와 레이솔에서 주장 완장을 맡았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우 강부자는 유튜브에서 "최소한 눈물이라도 흘렸다면 국민들이 용서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대한축구협회는 닷새 만에 두 번째 사과문을 냈으나 내용이 이전과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K-축구혁신위원회의 첫 회의와 특별감사를 통해 한국 축구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