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하늘길 덮친 연쇄 위협
11월 3일 유럽 상공에서 여객기 7대에 폭발물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런던 히스로에서 바르샤바로 향하던 LOT항공 여객기는 경보 발령 7분 만에 모들린 공항에 비상착륙했고, 탑승객 181명은 수색 뒤 이동했습니다. 코펜하겐발 스칸디나비아항공 여객기도 쇼팽 공항에서 수색을 받았죠.
라이언에어 소속 여러 편도 이메일 등으로 폭탄 위협을 받았습니다. 맨체스터에서 무르시아로, 리스본에서 로마로, 더블린에서 소피아로 향하던 항공편 등이 포함됐고, 로마행 여객기는 이탈리아 공군 전투기의 호위를 받고 착륙했습니다. 수색 결과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배후를 자처한 세력도 아직 없습니다.
반복되는 신고, 남은 의문
이번 사건은 최근 유럽에서 이어진 항공 위협의 연장선입니다. 지난 9월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가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의 납치 기도가 있었고, 전날에는 위즈에어 여객기가 폭탄 위협으로 부다페스트에 내렸습니다. 지난달에도 코렌돈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여객기에서 납치·폭파 경보가 발생해 비상착륙과 전투기 출격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이번 7건의 연관성과 배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단순 허위 신고인지, 조직적인 협박인지, 하이브리드 작전인지 판단할 근거가 부족합니다. 최근 벨기에와 네덜란드, 스웨덴 등 최소 10개국에서는 슈퍼마켓 냉장·냉동고 온도를 원격으로 최고 55도까지 올린 해킹이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용은 적지만 혼란과 경제적 피해를 키우는 방식에 주목합니다. 디아미의 에릭 스하우턴 대표는 이런 작전이 유럽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러시아의 서사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센티넬의 톰 헤겔 연구원도 러시아 관련 조직의 소행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이는 가능성에 대한 분석일 뿐, 공식 결론은 아닙니다.
보안 비용과 혼란의 시대
이번 일로 유럽 각국은 항공기 한 편이 비상착륙할 때마다 공항 폐쇄와 전투기 출격, 승객 대피, 수하물 재검색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폭발물이 없어도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적지 않은 겁니다. 항공사와 공항 당국은 허위 신고의 출처를 추적하면서 같은 방식의 위협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핵심은 신고의 진위와 배후 확인입니다. 유럽 수사당국은 개별 사건이 서로 연결됐는지, 특정 국가나 단체가 관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허위로 끝나더라도 승객의 불안과 운항 차질은 남을 수밖에 없는데요. 유럽 하늘길의 긴장이 당분간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