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만든 기본소득 실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을 찾았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운영 실태를 직접 점검하고,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방안을 살피기 위해서인데요. 이번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향후 전국 확대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였습니다.
신안군은 태양광 발전으로 얻는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이른바 '햇빛소득'을 기본소득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매월 기본소득 15만 원에 햇빛소득 5만 원을 더해 총 2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이 모델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수익을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에너지 생산과 소득 창출이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는 셈입니다.
지역 상권을 살리는 돈의 흐름
이 정책이 도입된 뒤 신안군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인구가 8.8% 증가했고, 지역화폐 가맹점도 12.9% 늘어났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지급된 기본소득 354억 원 가운데 무려 88%에 해당하는 313억 원이 지역 안에서 소비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이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사실 돈이 지역에 남으면서 생긴 변화는 꽤 구체적입니다. 전자제품 판매장과 안경점이 새로 문을 열었고, 부속도서에는 이동장터와 배달 서비스가 들어섰습니다.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교류가 확대되는 사회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재생에너지 수익은 기본소득 외에도 장학금 지원이나 노후 시설 교체, 문화행사 개최 등 다양한 형태로 쓰이고 있어 주민들의 삶의 질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전국 확대를 앞둔 숙제
물론 신안군 모델이 전국 농어촌에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현장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낙도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실제 생활권과 사용 가능 지역이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안군 전역에서 쓸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는 건의가 나왔습니다. 또한 도서 지역의 생필품과 난방유 구매 특성을 고려해 월 사용 한도를 현재 1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정부 측에서는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와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황기연 행정부시장은 햇빛소득 모델을 특별시 전역으로 확산해 재원 마련의 새로운 대안으로 삼겠다고 밝혔는데요. 정부와 특별시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고 재원 확보 방안을 구체화한다면, 농어촌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지역 활성화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