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뚜렷한 '두 얼굴'…전반부는 기록적 고온·잦은 비, 후반부는 뚜렷한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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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4일 오후 1:34

발행: 2025년 12월 4일 오후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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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철은 9~10월 기록적 고온과 잦은 비, 11월 갑작스러운 건조와 추위가 공존하며 뚜렷한 '두 얼굴'을 보였다.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2위를 기록했고, 강수일수도 역대 2위에 달하는 등 전반부는 '늦은 여름'과 같았다. 그러나 11월 들어 강수량이 급감하고 기온이 요동치며 기후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기상청은 계절 내 변동성 확대를 지적하며 겨울철 위험 기상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전형적 가을과는 거리가 먼 계절

올해 가을은 확실히 평년과 달랐습니다.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도 높은 16.1도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따뜻했습니다. 특히 9월과 10월은 '늦은 여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온 현상이 지속됐는데요. 서귀포에서는 10월 13일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가 발생했고, 연간 열대야 일수도 79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크게 확장하며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꾸준히 유입시킨 결과입니다.

같은 시기 비도 잦았습니다. 가을철 전국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1.5배 많은 34.3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고, 강수량도 평년의 163%에 달했습니다. 강릉에서는 10월 3일부터 24일까지 무려 22일 연속으로 비가 내려 1911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9월과 10월의 날씨는 고온과 다습함이라는 한 가지 색깔로 통일된 느낌이었습니다.

11월, 갑작스러운 기후의 전환

그러나 11월에 들어서자 날씨의 양상은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씨가 주를 이루면서 강수량이 평년의 42.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전국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2.5일 적었고,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되기도 했습니다. 같은 계절 안에서도 9~10월의 습윤함과 11월의 건조함이 극명하게 대비되며, 기후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기온도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월 말부터 11월 중순 사이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중부 내륙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고, 서울과 대구에서는 지난해보다 9~10일 일찍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습니다. 11월 19일에는 지난해보다 24일 빠른 첫눈이 목포에서 관측되기도 했죠. 따뜻했던 날씨가 순식간에 추위로 바뀌는 모습은 마치 계절이 빠르게 재편되는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지역별로 드러난 기후 변화의 차이

전국적인 추세 속에서도 지역별 차이는 뚜렷했습니다. 제주도는 평균기온 21.1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가을을 보냈고, 서귀포의 늦은 열대야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은 평균기온 15.7도로 역대 두 번째로 따뜻했지만, 강수량은 평년의 36%에 불과해 가을 가뭄 현상이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수도권도 비슷한 패턴이었는데, 평균기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의 218%에 달하는 등 지역에 따라 고온과 강수의 조합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올가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2.7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특히 남해는 25.0도를 기록했는데요. 여름의 높은 해수온도가 가을까지 이어지며 대기로 많은 수증기와 열을 공급했고, 이는 고온 다습한 날씨를 유지하는 데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커지는 변동성, 필요한 대비는?

기상청은 올가을의 뚜렷한 기후 변화를 두고 계절 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9~10월의 기록적 고온과 강수, 그리고 11월의 갑작스러운 건조와 추위는 더 이상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힙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러한 변동성을 고려해 겨울철 한파나 대설 같은 위험 기상에 대비해 신속한 정보 제공과 방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기후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봅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비정상적인 확장이나 해수면 온도 상승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뚜렷한 '두 얼굴의 가을'은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시스템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극한 현상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의 적응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