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 성우 송도순 씨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송도순 씨는 1967년 TBC 성우 3기로 데뷔한 후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방송계에서 활약해왔다. MBC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해설과 TBS '함께 가는 저녁길'의 진행자로 대중에게 친숙한 목소리를 선사했으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넘나드는 다채로운 활동으로 사랑받았다.
다채로운 방송 인생
송도순 씨는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재학 중인 1967년 TBC 성우 3기로 입사하며 방송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KBS로 자리를 옮겨 드라마 '산다는 것은', '사랑하니까', '살맛납니다'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를 대중의 마음속에 각인시킨 것은 MBC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해설이었다. 대사가 없는 애니메이션에 경쾌하고 재치 있는 해설을 더해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고, '톰과 제리'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수많은 이들의 추억이 되었다. 이 외에도 '101마리 달마시안', '내 친구 드래곤' 등 다수의 애니메이션 더빙에도 참여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라디오 방송인으로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90년 TBS 개국과 함께 배한성 성우와 함께 '함께 가는 저녁길'을 시작, 17년 동안 퇴근길 직장인들의 친근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똑소리 아줌마'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며, 1975년 대한민국 방송대상 라디오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 '싱글벙글쇼', '명랑콩트' 등에도 출연해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고, 교육방송 '다문화 고부열전'의 내레이션을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2015년에는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으며 대한민국 방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후배들에게 남긴 따뜻한 응원
송도순 씨는 방송계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011년 SBS 라디오 DJ 오디션에 참가했던 한 후배는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송도순 씨로부터 "오늘 잘했어요. 용기 잃지 말고,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후배는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되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교통방송 라디오 진행자로 활약하게 되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송도순 씨의 응원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따뜻한 인간미는 그의 방송 활동 곳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가는 저녁길'에서 청취자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 한마디, '톰과 제리'에서 어린이들을 향한 상냥한 목소리까지, 그는 목소리로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송도순 선생님은 항상 주변 사람들을 격려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따뜻한 멘토였다"고 전했다.
마지막 인사
송도순 씨는 2026년 1월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남편 박희민 씨와 아들 배우 박준혁, 박진재 씨를 남겼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되었으며, 1월 3일 오전 6시 20분 발인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그가 남긴 목소리와 따뜻한 메시리가 영원히 기억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