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더 높은 관세를 예고하면서 국제 무역 현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어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방대법원이 자신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을 이용해 무역합의를 번복하려는 국가들이 있다면 더 높은 관세와 불이익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를 주요 무역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 오히려 '권한 재확인' 도구로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법원의 부정적 판결을 오히려 자신의 권한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IEEPA 기반 상호관세와는 별개로, 무역법 301조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대법원이 특정 법률 조항을 문제삼았다고 해도,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다는 논리죠. 그의 글에는 “구매자 주의!!!”라는 경고 문구까지 덧붙여졌습니다. 이는 무역합의를 체결한 상대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는 강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EU의 보류와 중국의 비판, 파트너국 반발
이러한 강경 발언에 주요 무역 상대국들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미국 측의 명확한 설명이 있을 때까지 미국과의 무역 협정 승인 절차를 동결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원래 24일 예정됐던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에 대한 표결도 연기된 상태입니다. EU 입장에서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법적 불확실성에 빠졌기 때문에, 성의 있는 설명 없이는 합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가 국제 규범과 자국 법에도 위배된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양측의 반응은 트럼프 식 관세 공세가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닌,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존 무역 질서 자체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법적 소지전에서 펼쳐질 무역 전쟁 2막?
앞으로의 초점은 명백한 법적 소지전으로 옮겨갈 전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IEEPA, 무역법, 무역확장법 등 다양한 법적 도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그의 팀은 이중 하나가 막히면 다른 경로를 통해 관세를 실행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죠.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국제사회에서 ‘법적 우회’로 비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EU를 비롯한 동맹국들은 법적 근거가 빈번히 변경되는 불확실한 환경 아래에서는 장기적인 무역 투자와 협정을 이어가기 힘들어 합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무역 갈등이 관세 수치를 두는 경제적 충돌을 넘어, 법적 정당성과 국제적 신뢰를 둘러싼 복합적인 싸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향후 몇 주 안에 미국 행정부가 EU에 제시할 설명의 내용, 그리고 그것이 무역협정 동결을 풀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